회절
빛이 좁은 틈을 지나거나 모서리를 스치면 그림자 속으로 휘어 들어가고, 아무리 완벽한 렌즈도 점을 점으로 모으지 못한다. 이 장에서는 회절(Diffraction)을 호이겐스–프레넬 원리에서 출발해 프레넬 수로 근접장과 원거리장을 나누고, 슬릿·원형 개구·격자의 회절 무늬와 각스펙트럼 전파, 가우시안 빔까지 계산한다. 그리고 F/1.8 렌즈의 에어리 디스크(지름 2.4 µm)가 0.7 µm 픽셀 위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픽셀 배열이 왜 회절 격자처럼 플레어를 만드는지, 마이크로렌즈가 왜 빛을 한 점으로 모으지 못하는지를 수치로 따져 본다.
- 호이겐스–프레넬 원리와 레일리–좀머펠트 적분으로 개구 뒤의 장을 계산하는 방법을 이해한다.
- 프레넬 수 \(N_F=a^2/(\lambda z)\)로 근접장(프레넬)과 원거리장(프라운호퍼) 영역을 판정하고, 픽셀 스택이 어느 영역에 있는지 안다.
- 단일 슬릿 sinc², 원형 개구 에어리 패턴의 영점·에너지 분포를 쓰고, 에어리 디스크가 몇 개의 픽셀을 덮는지 계산한다.
- 레일리·스패로 분해능 기준과 픽셀 샘플링이 분해능에 주는 영향을 설명한다.
- 회절 격자 방정식으로 차수의 방향과 개수를 구하고, 센서 픽셀 배열이 격자로 작동하는 상황을 판단한다.
- 각스펙트럼법(FFT)으로 장을 전파하고, 소멸파 차단과 가우시안 빔의 허리 한계를 마이크로렌즈 설계에 연결한다.
호이겐스–프레넬 원리
기하광학은 빛이 직진한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개구의 크기가 파장에 가까워지면 그림자의 경계가 흐려지고 밝고 어두운 띠가 생긴다. 이것이 회절(Diffraction)이다. 회절은 간섭과 다른 현상이 아니다. 5장에서 두 개, 몇 개의 파동을 더했다면, 회절은 개구 안의 연속적으로 무한히 많은 점에서 나온 파동을 더하는 간섭이다.
1678년 호이겐스는 "파면의 각 점이 새로운 구면 이차파(Wavelet)의 광원이 되고, 다음 순간의 파면은 이 이차파들의 포락면"이라고 제안했다. 1818년 프레넬은 여기에 이차파들이 위상을 가지고 간섭한다는 생각을 더해 회절 무늬의 세기까지 계산할 수 있게 했다. 이것이 호이겐스–프레넬 원리(Huygens–Fresnel Principle)다. 이후 키르히호프와 좀머펠트가 이를 파동 방정식(헬름홀츠 방정식)의 그린 함수 해로 엄밀하게 정리했다.
개구 평면 \(z=0\)의 장 \(U_0(x',y')\)이 주어지면, 그 뒤의 장은 레일리–좀머펠트 회절 적분(Rayleigh–Sommerfeld Diffraction Integral)으로 쓴다.
이 적분 하나로 이 장의 거의 모든 결과가 나온다. 남은 일은 상황에 따라 \(r\)을 근사하는 것이다. 관측점이 멀면 \(r\)을 1차까지 전개해 프라운호퍼 회절(푸리에 변환)을, 조금 가까우면 2차까지 전개해 프레넬 회절(2차 위상이 곱해진 푸리에 변환)을 얻는다. 아예 근사 없이 FFT로 정확히 계산하는 방법이 8절의 각스펙트럼법이다.
스칼라 회절 이론은 개구 위 장을 '입사파 그대로', 차폐부 위 장을 0으로 둔다. 개구가 파장보다 충분히 크면(\(a\gtrsim 2\lambda\)) 잘 맞지만, 개구가 파장 정도이거나 차폐물이 금속(텅스텐 그리드, 알루미늄 배선)이면 모서리 근처의 실제 장은 편광에 따라 크게 다르다. 0.6~1 µm 픽셀의 금속 그리드 개구(수백 nm)나 DTI 사이 실리콘 폭은 바로 이 경계에 있으므로, 정량 설계에는 벡터 해석인 RCWA·FDTD(15장)가 필요하다. 그래도 스칼라 이론은 "어디까지 퍼지는가, 어느 각도로 가는가"의 직관과 자릿수를 정확히 준다.
프레넬 수: 근접장과 원거리장
개구 반폭(또는 반지름) \(a\)에서 \(z\)만큼 떨어진 축 위 점을 생각하자. 개구 중심과 가장자리에서 오는 경로 길이 차는 \(\sqrt{z^2+a^2}-z\approx a^2/(2z)\)이다. 이를 반파장 \(\lambda/2\) 단위로 센 값이 프레넬 수(Fresnel Number)다.
숫자로 보자. 모바일 렌즈 조리개(지름 약 2 mm)에서 \(a^2/\lambda\approx(1\,\text{mm})^2/0.55\,\mu\text{m}\approx1.8\) m이므로, 수 mm 뒤의 센서는 조리개의 "근접장"에 있다. 그런데도 상면에서 깔끔한 프라운호퍼 무늬(에어리 패턴)가 생기는 것은 렌즈가 원거리장을 초점면으로 끌어오기 때문이다(4절, 7장). 반대로 픽셀 내부를 보면 상황이 정반대다. 반폭 \(a=0.5\) µm 개구를 산화막(\(n=1.46\), \(\lambda=0.377\) µm @550 nm) 속 \(z=1\) µm에서 보면 \(N_F=0.25/0.377\approx0.66\)이다. 픽셀 스택 전체가 프레넬 영역, 즉 근접장과 원거리장의 경계에 놓여 있다. 그래서 픽셀 광학은 기하광학도, 간단한 프라운호퍼 공식도 아닌 정식 파동 계산이 필요하다.
| 상황 | 반폭 a | 매질 / 파장 | 거리 z | 프레넬 수 NF | 영역 |
|---|---|---|---|---|---|
| 모바일 렌즈 조리개 → 센서 | 1 mm | 공기 / 0.55 µm | 4 mm | ≈ 450 | 투사 (렌즈가 원거리장을 초점면으로 가져옴) |
| 커버 글라스 위 먼지 (지름 20 µm) → 센서 | 10 µm | 유리 1.52 / 0.36 µm | 0.5 mm | ≈ 0.55 | 프레넬 (먼지 그림자에 동심 고리) |
| 금속 그리드 개구 → 실리콘 표면 | 0.35 µm | SiO₂ 1.46 / 0.38 µm | 0.3 µm | ≈ 1.1 | 프레넬 (가장자리 무늬) |
| 1.0 µm 픽셀 개구 → 실리콘 1 µm 깊이 | 0.5 µm | Si ≈4.1 / 0.13 µm | 1 µm | ≈ 1.9 | 프레넬 (Si 안 파장이 짧아 퍼짐이 작음) |
| NIR 940 nm, 같은 개구 → Si 3 µm | 0.5 µm | Si ≈3.6 / 0.26 µm | 3 µm | ≈ 0.32 | 원거리장 쪽 (크로스토크 증가) |
슬릿 뒤 회절장: 근접장에서 원거리장까지 (레일리–좀머펠트 적분)
프라운호퍼 회절: 단일 슬릿과 사각 개구
관측점이 충분히 멀면(\(N_F\ll1\)) 레일리–좀머펠트 적분의 \(r\)을 \(r\approx R - (x x' + y y')/R\)로 근사할 수 있다(\(R\)은 개구 중심까지 거리). 그러면 적분은 개구 함수의 2차원 푸리에 변환이 된다.
폭 \(D\)의 단일 슬릿(\(U_0 = \mathrm{rect}(x'/D)\))을 넣으면 sinc 함수가 나오고, 세기는 그 제곱이다. 가로 \(D_x\), 세로 \(D_y\)인 사각 개구는 두 방향이 분리되어 sinc²의 곱이 된다.
이 "짝짓기" 논리는 픽셀 설계에서 유용한 어림셈이 된다. 폭 \(D\)의 구조물을 지난 빛은 대략 \(\pm\lambda/D\)의 각도 범위로 퍼진다. 1 µm 폭 컬러 필터 개구를 지난 550 nm 빛은 공기 기준 ±33°, 산화막(\(n=1.46\)) 안에서는 \(\sin\theta=0.377\)로 ±22°까지 퍼진다. 컬러 필터에서 실리콘까지 2 µm를 내려가면 중앙 봉우리만으로도 옆으로 약 0.8 µm 퍼진다 — 피치 1 µm에서는 이웃 픽셀에 닿는 거리다. 픽셀이 작아질수록 이 "회절 퍼짐"이 광학 크로스토크의 주범이 되고, 그래서 픽셀 스택을 얇게 만들고(14장) 마이크로렌즈로 빛을 미리 모아(13장) 회절을 이겨 내야 한다.
원거리장 무늬는 각도의 함수이므로 거리를 두 배로 하면 크기만 두 배가 되고 모양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회절 각도를 말할 때는 \(\sin\theta=\lambda\nu\)라는 각도 단위로, 근접장 무늬를 말할 때는 \(\sqrt{\lambda z}\)라는 길이 단위로 생각하면 편하다. \(\sqrt{\lambda z}\)는 첫 프레넬 존의 반지름으로, 근접장에서 가장자리 무늬의 크기를 정한다(6절).
원형 개구와 에어리 패턴
카메라 렌즈의 조리개는 원형이다. 지름 \(D\)의 원형 개구에 대한 2차원 푸리에 변환은 원 대칭이고, 1차 베셀 함수로 쓰인다. 렌즈(초점거리 \(f\))가 이 원거리장을 초점면에 맺으면 상면 반지름 \(r\)에서의 세기가 다음과 같다. 이것이 에어리 패턴(Airy Pattern)이고, 중앙의 밝은 원판을 에어리 디스크(Airy Disk)라 한다.
에어리 디스크 지름을 픽셀 피치와 비교하면 회절이 얼마나 심각한지 바로 알 수 있다. F/1.8 렌즈의 녹색광 에어리 디스크(2.4 µm)는 0.7 µm 픽셀 약 3.5개 폭, 면적으로는 약 9.3개 픽셀을 덮는다. 점광원을 한 픽셀 중앙에 정확히 맞춰도 그 픽셀이 받는 에너지는 전체의 32%뿐이다(아래 시뮬레이터로 확인). 반면 2 µm 픽셀이면 같은 조건에서 84% 가까이를 한 픽셀이 받는다. 즉 서브마이크로미터 픽셀에서는 렌즈가 완벽해도 회절만으로 이웃 픽셀에 빛이 번진다. 이는 화질 측면에서 MTF 저하이고(8장), 색 측면에서는 이웃한 다른 색 픽셀로의 "광학적 번짐"이다.
에어리 디스크와 픽셀 격자: 몇 개의 픽셀을 덮는가
분해능: 레일리와 스패로 기준
가까이 붙은 두 점광원(예: 밤하늘의 쌍성, 테스트 차트의 두 점)이 각자 에어리 패턴을 만들고, 서로 비결맞음이면 세기로 더해진다. 두 봉우리 사이에 눈에 띄는 골이 있으면 "둘로 보인다". 언제부터 둘로 보일지를 정한 관습적 기준이 두 가지 있다.
센서 관점에서는 기준이 하나 더 붙는다. 골을 보려면 픽셀이 봉우리와 골을 따로 샘플링해야 한다. 레일리 간격의 두 점을 분해하려면 대략 간격의 절반 이하 피치가 필요하다: \(p\lesssim0.61\lambda N\). 550 nm, F/1.8에서 0.6 µm다. 더구나 실제 픽셀은 면적을 적분하므로 골이 더 얕아진다.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두 점 간격과 픽셀 피치를 바꿔 픽셀 신호에서 골이 사라지는 지점을 찾아보라. 이 "광학 분해능 vs 픽셀 샘플링" 균형은 8장에서 MTF와 나이퀴스트 주파수로 다시 정리한다.
두 점 분해: 광학 골 깊이와 픽셀 신호
프레넬 회절: 모서리와 슬릿의 그림자
\(N_F\sim1\)인 근접장에서는 \(r\)의 2차 항까지 남겨야 한다. \(r\approx z + \frac{(x-x')^2}{2z}\)로 근사하면 프레넬 회절 적분(Fresnel Diffraction Integral)이 된다. 1차원(슬릿, 모서리)에서는 적분이 프레넬 적분(Fresnel Integrals) \(C(u)\), \(S(u)\)로 정리된다.
\((C(u), S(u))\)를 평면에 그리면 양 끝이 \((\pm\tfrac12,\pm\tfrac12)\)로 감겨 들어가는 나선이 된다. 이를 코르뉴 나선(Cornu Spiral, Euler Spiral)이라 한다. 관측점의 장은 나선 위 두 점(적분 구간의 양 끝)을 잇는 현의 길이이므로, 그림만 보고도 세기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관측점이 그림자 안으로 들어가면 현의 한쪽 끝이 나선 중심으로 감겨 들어가 세기가 단조롭게 줄고, 밝은 쪽으로 나오면 끝점이 반대 나선 위를 돌아 현의 길이가 출렁인다 — 이것이 밝은 쪽에만 생기는 줄무늬다.
프레넬 모서리·슬릿 회절과 코르뉴 나선
원판 모양 장애물의 그림자 중심은 언제나 밝다(아라고–푸아송 점). 장애물 가장자리에서 오는 이차파들이 축 위에서 모두 같은 경로 길이를 가지기 때문이다. 센서 커버 글라스나 IR 필터 위의 먼지는 센서면에서 \(N_F\sim1\) 근처에 있어서, 흐린 원형 그림자 안에 동심 고리와 중심 밝은 점이 있는 독특한 얼룩(dust spot)을 만든다. 조리개를 조일수록(F/# 증가) 입사 원뿔이 좁아져 얼룩이 진하고 선명해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미지 품질 검사에서 고리 지름으로 먼지가 어느 면(커버 글라스 윗면/아랫면, 필터)에 있는지 역산할 수 있다.
회절 격자: 주기 구조가 만드는 차수
같은 구조가 주기 \(\Lambda\)로 반복되면, 이웃한 단위 셀에서 나온 빛의 경로차가 파장의 정수배가 되는 방향에서만 모두가 보강된다. 이 방향들이 회절 차수(Diffraction Orders)다. 방향은 격자 방정식(Grating Equation)이 정한다.
이미지 센서 표면은 거대한 2차원 격자다. 마이크로렌즈, 컬러 필터, 금속 그리드가 피치 \(p\)로 반복되고, Bayer 배열의 색 단위로 보면 주기는 \(2p\), Quad Bayer는 \(4p\)다. 렌즈를 지나 센서에 닿은 빛의 일부는 센서 표면에서 반사되는데, 이 반사광이 격자 방정식을 따라 여러 차수로 나뉘어 렌즈와 IR 필터로 되돌아간다. 다시 센서로 반사되어 들어온 빛은 밝은 광원 둘레에 꽃잎·점 모양의 플레어(petal flare, red-dot flare)를 만든다(16장). 피치 1 µm, 550 nm에서 1차 반사 차수는 \(\sin\theta=0.55\), 즉 약 33° 방향이다. 피치가 작아질수록 차수 사이 각이 벌어지고, 0.7 µm 미만이면 가시광 단파장 일부만 1차를 갖는다.
격자 방정식: 차수 방향, 개수, 세기 (픽셀 배열 = 격자)
센서 표면 회절 플레어의 위치는 격자 방정식으로 예측된다. 반사 1차가 렌즈 쪽으로 \(\theta_1=\arcsin(\lambda/p)\) 방향으로 나가 IR 필터(센서 위 0.3~1 mm)에서 다시 반사되어 돌아오면, 원래 상점에서 대략 \(2t\tan\theta_1\)(\(t\)는 필터–센서 간격) 떨어진 곳에 고스트 점이 맺힌다. 2차원 배열이므로 (±1, 0), (0, ±1), (±1, ±1) 차수가 꽃잎 모양의 점 배열을 만든다. 적색광은 각도가 커서 바깥쪽에 "red dot"으로 보이기 쉽다. 대책은 ① 센서 표면 반사 자체를 줄이는 반사 방지(마이크로렌즈 위 저굴절 코팅), ② IR 필터의 센서 쪽 면 반사 방지, ③ 필터–센서 간격 조정이다. 단위 셀을 2×2 OCL(13장)처럼 바꾸면 주기가 \(2p\)가 되어 차수가 두 배로 촘촘해진다.
각스펙트럼 전파법과 소멸파
프레넬·프라운호퍼 근사 없이 장을 정확히 전파하는 방법이 있다. 임의의 장 \(U(x,0)\)을 평면파들의 중첩(푸리에 성분)으로 분해하고, 각 평면파를 자기 방향으로 \(z\)만큼 진행시킨 뒤 다시 합치면 된다. 평면파는 진행해도 모양이 변하지 않고 위상만 바뀌기 때문이다. 이것이 각스펙트럼법(Angular Spectrum Method, ASM)이다.
수치 구현은 놀라울 만큼 간단하다. 장을 \(N\)개 점으로 샘플링하고(\(\Delta x\)), FFT → 전달 함수 \(H(k_x)=e^{ik_z z}\) 곱하기 → 역 FFT. 이 장의 시뮬레이터는 OPT.fft로 1차원 장을 전파한다. 주의할 점은 ① FFT가 주기 경계를 가정하므로 계산 창이 빛이 퍼질 범위보다 충분히 넓어야 하고(아니면 반대편에서 빛이 넘어온다), ② \(\Delta x\)가 \(\lambda/(2n)\)보다 작아야 모든 전파 성분을 표현할 수 있으며, ③ 먼 거리에서는 \(H\)의 위상이 너무 빨리 변해 앨리어싱이 생긴다는 점이다. 픽셀 스택(수 µm)에서는 ①②만 지키면 거의 정확하다.
각스펙트럼법(FFT): 픽셀 크기 개구에서 퍼지는 빛
렌즈 설계 도구의 물리 광학 전파(POP), 홀로그래피, 계산 이미징에서 쓰는 빔 전파법(BPM)은 모두 각스펙트럼법을 반복 적용한다. 굴절률이 \(z\)에 따라 천천히 변하는 구조는 얇은 층마다 "ASM 전파 + 위상 마스크 곱"을 번갈아 하는 분할 단계법(Split-Step)으로 근사할 수 있다. 다만 DTI처럼 굴절률이 가로로 급격히 바뀌고(Si 4 ↔ SiO₂ 1.46) 반사가 중요한 구조에서는 BPM이 맞지 않아, 가로 방향을 푸리에 급수로 풀고 층마다 고유 모드를 구하는 RCWA(15장)가 쓰인다. RCWA는 각스펙트럼법을 주기 구조에 대해 엄밀하게 확장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가우시안 빔: 허리, 레일리 거리, 발산각
단면 세기가 가우시안인 빔은 회절해도 가우시안 모양을 유지하는 특별한 해다(근축 헬름홀츠 방정식의 기본 모드). 레이저 빔이 대표적이고, 마이크로렌즈가 모으는 빛의 초점 근처도 가우시안 빔으로 근사하면 직관을 얻기 쉽다.
렌즈(초점거리 \(f\))에 허리 \(w_1\)인 빔이 렌즈 위치에서 들어오면, 렌즈 뒤 새 허리의 크기와 위치는 다음과 같다(얇은 렌즈, 같은 매질).
마이크로렌즈에 대입해 보자. 피치 1.0 µm 픽셀의 렌즈 위 빔 반지름을 \(w_1\approx0.4\) µm, 매질 \(n=1.5\), 550 nm라 하면 \(z_{R1}=\pi(0.4)^2(1.5)/0.55\approx1.37\) µm다. 렌즈 초점거리가 \(f=2\) µm(스택 바닥)이라도 실제 허리는 \(z'=2/(1+(2/1.37)^2)\approx0.64\) µm에 생기고, 크기는 \(w_0'\approx0.33\) µm로 \(w_1\)에서 겨우 18% 줄어든다. 기하광학 설계가 "실리콘 표면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실제 파동 광학 초점은 훨씬 위에 있다. 이것이 소형 픽셀 마이크로렌즈의 파동 광학적 한계이고(13장), 초점 위치를 기하광학이 아니라 FDTD로 최적화해야 하는 이유다.
마이크로렌즈 초점의 가우시안 빔 모델: 허리 한계와 초점 이동
회절 한계와 픽셀 피치: DLA
지금까지의 결과를 센서 선택의 언어로 바꾸어 보자. 렌즈 수차가 충분히 작다면 해상도를 결정하는 것은 에어리 디스크(또는 회절 MTF 차단 주파수 \(\nu_c=1/(\lambda N)\))와 픽셀 피치(나이퀴스트 \(\nu_N=1/(2p)\))의 경쟁이다. 사진 업계에서는 조리개를 조여 갈 때 에어리 디스크가 픽셀보다 눈에 띄게 커지기 시작하는 F/#를 회절 한계 조리개(Diffraction-Limited Aperture, DLA)라 부른다.
| F/# | 에어리 지름 @450 nm | @550 nm | @650 nm | 지름/피치 (550 nm) p = 0.7 µm | p = 1.0 µm | p = 2.0 µm | 회절 차단 νc @550 nm |
|---|---|---|---|---|---|---|---|
| F/1.4 | 1.54 µm | 1.88 µm | 2.22 µm | 2.68 | 1.88 | 0.94 | 1299 lp/mm |
| F/1.8 | 1.98 µm | 2.42 µm | 2.85 µm | 3.45 | 2.42 | 1.21 | 1010 lp/mm |
| F/2.0 | 2.20 µm | 2.68 µm | 3.17 µm | 3.83 | 2.68 | 1.34 | 909 lp/mm |
| F/2.8 | 3.07 µm | 3.76 µm | 4.44 µm | 5.37 | 3.76 | 1.88 | 649 lp/mm |
| F/4.0 | 4.39 µm | 5.37 µm | 6.34 µm | 7.67 | 5.37 | 2.68 | 455 lp/mm |
| 참고: 나이퀴스트 주파수 νN = 1/(2p) — 0.7 µm: 714 lp/mm, 1.0 µm: 500 lp/mm, 2.0 µm: 250 lp/mm. 0.7 µm 피치에서 \(k=2\) 기준 DLA는 550 nm에서 F/1.04로, 모든 모바일 렌즈가 이미 회절 한계 영역에 있다. | |||||||
표의 결론은 분명하다. 0.6~0.8 µm 픽셀과 F/1.8 렌즈 조합에서 에어리 디스크는 픽셀 3~4개 폭이다. 이 경우 "픽셀 수"가 늘어난 만큼 해상도가 늘지 않는다. 그럼에도 소형 픽셀을 쓰는 이유는 ① 밝은 장면에서 픽셀 비닝(Quad Bayer 4-in-1 등)과 리모자이크로 모드를 바꿔 쓰고, ② 앨리어싱 없이(\(Q\ge2\)) 샘플링해 OLPF 없이도 무아레가 적으며, ③ 디지털 줌·크롭 시 오버샘플링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같은 센서 크기에서 픽셀을 키우면 회절 대비 해상도는 손해지만 픽셀당 신호(SNR)와 다이내믹 레인지가 좋아진다. 이 균형을 정량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17장 플레이그라운드다.
DLA 계산기: F/#에 따른 에어리 지름과 나이퀴스트 MTF
① PSF 크기가 픽셀보다 클 때 픽셀 광학 개선(마이크로렌즈, DTI, 그리드)의 목표는 "빛을 한 픽셀에 모으기"가 아니라 "자기 픽셀에 떨어진 빛을 이웃으로 새지 않게 하기"다. 렌즈 회절에 의한 번짐은 픽셀이 막을 수 없지만, 스택 안 회절(3·8절)에 의한 크로스토크는 막을 수 있다. ② 색 크로스토크 보정(CCM)과 리모자이크 알고리즘은 이 렌즈 PSF 번짐까지 포함한 유효 크로스토크를 보정한다. ③ 모듈 평가 시 SFR(8장)이 기대보다 낮으면 먼저 \(Q\)와 회절 MTF 상한을 계산해 "렌즈·초점 문제인지, 물리 한계인지"를 구분한다. 0.7 µm 피치, F/1.8, 550 nm면 나이퀴스트에서의 회절 MTF 상한은 약 0.18(100% 필팩터 픽셀 개구 MTF 0.64까지 곱하면 약 0.12)이다. ④ NIR(ToF, 보안 카메라) 제품은 같은 F/#에서 PSF가 1.5~1.8배 크므로 픽셀 피치 선택 시 반드시 해당 파장으로 DLA를 계산한다.
핵심 정리
- 회절은 개구 안 무수히 많은 이차파의 간섭이다. 레일리–좀머펠트 적분 \(U=\frac1{i\lambda}\iint U_0\frac{e^{ikr}}{r}\frac{z}{r}\,dS\)가 출발점이다.
- 프레넬 수 \(N_F=a^2/(\lambda z)\): \(N_F\gg1\) 투사, \(\sim1\) 프레넬(근접장), \(\ll1\) 프라운호퍼(원거리장). 픽셀 스택(개구 ~1 µm, 깊이 1~3 µm, 매질 안 파장 ~0.38 µm)은 \(N_F\sim1\)인 프레넬 영역이다.
- 원거리장은 개구의 푸리에 변환이고 \(\sin\theta=\lambda\nu\). 폭 \(D\) 슬릿: sinc², 첫 영점 \(\sin\theta=\lambda/D\).
- 원형 개구 → 에어리 패턴 \([2J_1(v)/v]^2\), 첫 영점 반지름 \(1.22\lambda N\), 디스크 안 에너지 84%. F/1.8·550 nm에서 지름 2.42 µm로 0.7 µm 픽셀 약 9개를 덮고, 중앙 픽셀은 32%만 받는다.
- 레일리 분해능 \(1.22\lambda N\)(골 73.5%), 스패로 \(0.95\lambda N\)(골 소멸). 픽셀 신호로 분해하려면 샘플링도 충분해야 한다.
- 근접장 모서리 회절은 프레넬 적분·코르뉴 나선으로 계산한다. 그림자 경계 세기 \(I_0/4\), 첫 무늬 \(1.37I_0\), 무늬 척도 \(\sqrt{\lambda z}\).
- 격자 방정식 \(n\sin\theta_m=n\sin\theta_i+m\lambda/\Lambda\). 센서 픽셀 배열은 2차원 반사 격자로 작동해 꽃잎·red-dot 플레어를 만든다. \(\Lambda<\lambda/(2n)\)이면 수직 입사에서 0차만 남는다.
- 각스펙트럼법: FFT → \(e^{ik_zz}\) → 역 FFT. \(|k_x|>nk_0\) 성분은 소멸파로, 매질 안 파장보다 작은 구조는 전파되지 않는다.
- 가우시안 빔: \(z_R=\pi w_0^2n/\lambda\), \(w_0\theta=\lambda/(\pi n)\). 소형 마이크로렌즈는 \(z_{R1}\sim f\)라 허리가 렌즈 쪽으로 이동하고 크게 줄지 않는다.
- DLA \(N=kp/(2.44\lambda)\), \(Q=\lambda N/p\). 서브마이크로미터 픽셀에서 모바일 렌즈는 이미 회절 한계이며, 픽셀 광학의 목표는 크로스토크 억제로 바뀐다.
확인 퀴즈
Q1. 반폭 0.5 µm 개구 뒤 SiO₂(n = 1.46) 안 1 µm 지점의 프레넬 수(550 nm)는 대략? 이 지점은 어느 영역인가?
Q2. 폭 2 µm 슬릿에 600 nm 빛이 수직으로 들어갈 때(공기), 원거리장의 첫 영점 각은?
Q3. F/2.0 렌즈, 550 nm에서 에어리 디스크 지름(첫 어두운 고리 지름)은?
Q4. 레일리 기준 간격으로 놓인 두 비결맞음 점의 세기 합에서, 두 봉우리 사이 골의 세기는 봉우리의 약 몇 %인가?
Q5. 직선 모서리의 프레넬 회절에서 기하학적 그림자 경계(x = 0)의 세기는 입사 세기의 몇 배인가?
Q6. 피치 1.0 µm 센서 표면에 650 nm 빛이 수직으로 들어와 반사될 때, 반사 1차 회절각은? 피치가 0.6 µm라면?
Q7. 각스펙트럼법에서 가로 파수 \(k_x\)가 \(nk_0\)보다 큰 성분은 어떻게 되는가?
Q8. 매질 n = 1.5, λ₀ = 550 nm에서 빔 허리 반지름 0.4 µm인 가우시안 빔의 레일리 거리는?
Q9. 피치 0.7 µm 센서에서 "에어리 지름 = 2 × 피치"를 DLA 기준으로 쓰면, 550 nm에서 DLA는 대략?
Q10. 개구 비율(a/Λ) 0.5인 진폭 격자에서 ±2차 회절이 사라지는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