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학 시스템 플레이그라운드
지금까지 렌즈, 회절, MTF, 프레넬 반사, 박막, CRA, 마이크로렌즈, 픽셀 스택을 하나씩 떼어서 보았다. 실제 카메라에서는 이것들이 한 줄로 이어져 있고, 한 곳을 바꾸면 다른 곳의 숫자가 따라 움직인다. 이 장에서는 렌즈와 픽셀을 한 화면에 올려 놓고 함께 설계해 본다. F/#, 초점 거리, CRA, 픽셀 피치, 마이크로렌즈 시프트, 스택 높이, IR 필터를 바꾸면 화각, 시스템 MTF, 상대 조도와 색 쉐이딩, 픽셀당 전자 수와 SNR이 함께 다시 계산된다.
- 센서 포맷·피치·해상도와 초점 거리에서 화각, 에어리 지름 대 피치 비(Q), 나이퀴스트 MTF를 바로 계산할 수 있다.
- 시스템 MTF를 회절 × 수차 × 디포커스 × 픽셀 개구 × 크로스토크의 곱으로 분해하고, 렌즈 한계와 픽셀 한계 영역을 구분한다.
- CRA 곡선, 마이크로렌즈 시프트, 스택 높이, IR 필터 종류가 상대 조도와 색 쉐이딩을 어떻게 만드는지 정량적으로 추정한다.
- 조도(lux)에서 출발해 픽셀당 전자 수와 SNR을 계산하고, 작은 픽셀 + 비닝과 큰 픽셀을 공정하게 비교한다.
- 렌즈·센서 데이터시트의 광학 스펙(CRA, RI, MTF@Ny/2, TTL)을 읽고, 픽셀 개발자가 확인해야 할 항목을 체크리스트로 정리한다.
왜 렌즈와 픽셀을 함께 설계하는가
카메라 모듈에서 빛은 피사체 → 렌즈 → IR 컷 필터 → 커버 글라스 → 마이크로렌즈 → 컬러 필터 → 그리드·반사 방지막 → 실리콘 순으로 지나간다. 렌즈 회사는 F/#, MTF, CRA, 상대 조도로 렌즈를 규정하고, 센서 회사는 픽셀 피치, QE, 각도 응답, 크로스토크로 픽셀을 규정한다. 문제는 두 쪽의 스펙이 서로를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 렌즈의 CRA(Chief Ray Angle)가 커질수록 렌즈는 짧고 얇아지지만, 픽셀은 마이크로렌즈를 더 많이 시프트해야 하고 색 쉐이딩이 늘어난다(12장, 13장).
- F/#를 낮추면 광량은 \(1/N^2\)로 늘지만, 광선 원뿔이 넓어져 작은 픽셀의 각도 수용 범위를 벗어나는 빛과 크로스토크도 늘어난다(14장).
- 픽셀을 줄여 해상도를 올리면, 어느 순간부터 렌즈의 회절(에어리 디스크)이 픽셀보다 커져 해상도가 더 이상 늘지 않는다(6장, 8장).
- 간섭형 IR 컷 필터는 입사각이 커지면 차단 파장이 짧아져, 화면 가장자리에서 빨간색이 빠지는 색 쉐이딩을 만든다(11장).
그래서 실제 개발은 렌즈와 센서 엔지니어가 같은 표를 놓고 진행하는 공동 설계(Co-design)다. 이 장의 시뮬레이터들은 그 표를 계산기로 만든 것이다. 수식은 모두 앞 장들에서 유도했고, 여기서는 그것들을 한 줄로 연결하는 데 집중한다.
| 렌즈 쪽 스펙 | 픽셀 쪽에서 받아야 할 것 | 잘못 맞추면 | 관련 장 |
|---|---|---|---|
| F/# (1.4~2.8) | 광선 원뿔 반각 \(\arcsin\frac{1}{2N}\) = 10~21°를 받는 각도 응답 | 감도 손실, 크로스토크, 혼색 | 3장·13장 |
| CRA 곡선 (최대 30~38°) | 상고별 ML·CF·그리드 시프트 | 모서리 감도 저하, 색 쉐이딩 | 12장 |
| MTF (Ny/2, Ny/4) | 픽셀 피치에 맞는 차단 주파수 | 과잉 렌즈(원가) 또는 앨리어싱 | 8장 |
| 상대 조도 RI | LSC로 보정할 수 있는 정도의 쉐이딩 | 모서리 노이즈 증가 | 12장 |
| IR 필터 종류·차단 파장 | 각도에 따른 R/G 변화 허용치 | 모서리 청록색 띠, AWB 오류 | 11장 |
| 렌즈·필터 면 반사 | 센서 표면 반사율(ARC), 그리드 회절 | 고스트·꽃잎 플레어 | 16장 |
출발점: 포맷, 초점 거리, 화각
센서 설계는 숫자 세 개로 시작한다. 픽셀 피치 \(p\), 화소 수(MP), 가로세로비(대부분 4:3). 여기서 센서 크기가 정해지고, 원하는 화각이 정해지면 초점 거리가 따라 나온다.
예를 들어 1.0 µm 50 MP 센서의 대각은 \(1.443\times1.0\times7071 \approx 10.2\) mm(흔히 1/1.56"라 부른다)이고, 초점 거리 6.3 mm 렌즈를 붙이면 대각 화각 78°, 35 mm 환산 약 27 mm가 된다. 같은 화각을 0.6 µm 200 MP(대각 12.2 mm)에서 얻으려면 초점 거리를 7.5 mm로 늘려야 하고, 렌즈 전장(TTL(Total Track Length))도 대략 그 비율로 늘어난다. 큰 센서가 "카메라 범프"를 키우는 이유다.
CRA는 화각과 같은 각이 아니다. 주광선은 피사체 쪽에서는 \(\mathrm{FOV}/2\)로 들어오지만, 상 쪽에서는 출사동 위치에 따라 다른 각으로 나간다(3장). 출사동이 센서에서 \(z_{XP}\)만큼 떨어져 있으면 상고 \(y\)에서 대략 \(\tan\mathrm{CRA}\approx y/z_{XP}\)이다. 텔레센트릭(CRA≈0) 렌즈는 출사동이 무한히 멀어야 하므로 길고 크다. 휴대폰 메인 렌즈는 \(z_{XP}\)가 TTL의 60~80 % 수준이라 최대 CRA가 30~36°, 초광각은 35~38°에 이른다.
| 픽셀 피치 | 화소 수 | 대각 (mm) | 관용 포맷 | 대표 용도 |
|---|---|---|---|---|
| 0.56 µm | 200 MP | 11.4 | 1/1.4" | 플래그십 메인 (16→1 비닝 시 2.24 µm 12.5 MP) |
| 0.6 µm | 200 MP | 12.2 | 1/1.3" | 플래그십 메인 |
| 0.7 µm | 50 MP | 7.1 | 1/2.5" | 초광각·망원·전면 |
| 1.0 µm | 50 MP | 10.2 | 1/1.56" | 메인 (보급~중급) |
| 1.2 µm | 50 MP | 12.2 | 1/1.3" | 메인 (플래그십) |
| 1.6 µm | 50 MP | 16.3 | 1" | 대형 센서 메인 |
| 2.1 µm | 8 MP | 8.6 | 1/1.8" | 차량용 전방 카메라 |
| 3.0 µm | 3 MP | 7.5 | 1/2.1" | 차량용 서라운드·감시 |
표의 대각은 위 식으로 계산한 값이고, 실제 제품의 유효 화소 영역은 이보다 약간 크거나 작을 수 있다. "1/1.3 인치" 같은 표기는 촬상관 시절의 관습이라 실제 대각은 인치 값의 약 2/3(대략 \(16\ \text{mm}\times\) 인치 값)이다.
통합 플레이그라운드
아래 시뮬레이터가 이 장의 중심이다. 왼쪽 그래프는 세 가지 보기(MTF, 쉐이딩, SNR)로 바꿀 수 있고, 아래 판독값은 모든 입력에 대해 실시간으로 다시 계산된다. 프리셋 버튼은 대표적인 휴대폰 카메라 구성을 불러온다. 계산에 쓴 모델은 다음 절들에서 하나씩 풀어 설명한다.
렌즈 + 픽셀 공동 설계 대시보드
Q는 렌즈 한계와 픽셀 한계를 가르는 단일 지표다(4절). 모서리 조도는 렌즈의 \(\cos^4\) 감쇠와 픽셀의 CRA 불일치 손실을 곱한 값으로, 중심 대비 백분율이다. R/G 변화는 모서리에서 빨강/초록 신호비가 중심 대비 몇 % 달라지는지이며, ISP의 렌즈 쉐이딩 보정(LSC)이 채널별로 메워야 할 양이다. SNR은 중심 픽셀 하나(G 채널)의 샷 노이즈 + 읽기 노이즈 기준이다.
해상도: 에어리 디스크 대 픽셀, 그리고 Q
회절 한계 렌즈의 점 퍼짐 함수는 에어리 패턴이고, 첫 번째 어두운 고리까지의 지름은 \(2.44\lambda N\)이다(6장). 비간섭 결상의 MTF는 \(\nu_c = 1/(\lambda N)\)에서 0이 된다(8장). 한편 픽셀 피치 \(p\)로 샘플링하면 나이퀴스트 주파수는 \(\nu_N = 1/(2p)\)이다. 두 주파수의 비가 바로 광학 시스템 설계에서 쓰는 무차원 지표 \(Q\)다.
\(Q\)로 보면 많은 직관이 정리된다. 550 nm, F/1.8에서 \(\lambda N\approx1.0\) µm이므로 1.0 µm 픽셀은 \(Q\approx1\), 0.6 µm 픽셀은 \(Q\approx1.65\)다. 에어리 지름은 각각 픽셀 2.4개, 4개 크기다. 0.6 µm 픽셀은 이미 "렌즈 한계" 쪽에 있어서, 나이퀴스트에서의 회절 MTF만 0.40 → 0.09로 떨어진다. 화소 수가 2.8배로 늘었다고 해서 선명도가 2.8배 좋아지지는 않는 이유다.
렌즈 한계 vs 픽셀 한계 지도 (피치 × F/#)
렌즈 한계에서 화소를 늘리는 것의 의미
\(Q>2\)가 되면 렌즈가 나이퀴스트 이상의 주파수를 전혀 통과시키지 못하므로, 화소를 더 늘려도 새로운 공간 정보는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도 0.56~0.6 µm 200 MP 센서가 쓰이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밝은 장면에서는 \(Q\approx1.6\)~2 영역에서도 나이퀴스트 근처의 MTF가 0이 아니어서 리모자이크 후 실질 해상도가 50 MP 센서보다 높다. 둘째, 어두운 장면에서는 2×2 또는 4×4로 비닝해 큰 픽셀처럼 쓴다(7절). 셋째, 앨리어싱이 줄어 모아레와 위색이 적고, 디지털 줌 시 크롭 해상도가 남는다. 즉 작은 픽셀은 "해상도"보다 유연성을 산다.
시스템 MTF 사슬
선형 시불변 시스템을 직렬로 연결하면 전체 전달 함수는 각 단계 전달 함수의 곱이다. 카메라의 공간 주파수 응답도 마찬가지로 쓸 수 있다(8장).
렌즈 쪽 세 항은 렌즈 엔지니어가, 픽셀 쪽 두 항은 픽셀 엔지니어가 책임진다. 실무에서 흔히 쓰는 "MTF@Ny/2"(나이퀴스트의 절반에서의 MTF)는 렌즈 스펙에, "MTF@Ny"는 센서 스펙(슬랜티드 엣지 SFR 측정)에 자주 나온다.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각 항이 어디서 얼마나 깎아 먹는지 비교해 보자.
MTF 사슬 분해: 누가 해상도를 깎는가
개구율 100 %인 정사각형 픽셀의 MTF는 \(\mathrm{sinc}(p\nu)\)이고, 나이퀴스트 \(\nu=1/(2p)\)에서 \(\sin(\pi/2)/(\pi/2) = 2/\pi \approx 0.637\)이다. 이 값은 픽셀 크기와 무관하다. 즉 cycles/pixel 단위로 보면 픽셀 개구 MTF는 모든 센서에서 같고, 픽셀 간 차이는 회절(\(Q\)), 크로스토크(σ/p), 렌즈 수차에서 생긴다. 개구율을 줄이면(예: 큰 금속 그리드) 픽셀 MTF는 오히려 좋아지지만 감도를 잃는다.
상대 조도와 색 쉐이딩: CRA × 마이크로렌즈 × IR 필터
화면 가장자리의 밝기와 색은 세 가지 효과의 곱으로 결정된다(12장).
- 렌즈의 상대 조도(RI): 축외 광속은 경사 투영, 거리, 동공 단면의 축소로 대략 \(\cos^4\theta\)만큼 약해진다. 실제 렌즈는 동공 수차와 비네팅 때문에 이 값보다 좋거나 나쁠 수 있다.
- 픽셀의 각도 응답: 마이크로렌즈가 모은 빛의 점이 포토다이오드에서 벗어나면 감도가 줄고 옆 픽셀로 샌다. ML 시프트로 주광선 방향을 보정하지만, 렌즈 CRA 곡선과 시프트 설계가 어긋나는 상고에서는 손실이 남는다(13장).
- IR 필터의 각도 의존성: 간섭형 필터의 차단 파장은 \(\lambda_c(\theta)=\lambda_0\sqrt{1-(\sin\theta/n_{\text{eff}})^2}\)로 짧아진다. R 채널 끝자락이 잘려 모서리의 R/G가 떨어진다(11장).
상고별 조도·색 쉐이딩: 렌즈 CRA 곡선 vs ML 시프트 설계
렌즈 데이터시트의 "최대 CRA 34°"만 보고 ML 시프트를 선형으로 설계하면 사고가 난다. 모바일 렌즈의 CRA 곡선은 상고 0.7~0.8에서 최댓값에 이르고 모서리에서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가 많아, 중간 상고에서 불일치가 4~6°까지 생길 수 있다. 센서 회사는 보통 상고 10 % 간격의 CRA 표를 받아 시프트를 구간별로(또는 다항식으로) 설계하고, 한 센서를 여러 렌즈에 팔 때는 대표 CRA 곡선에 대해 ±3° 정도의 마진을 확인한다. 렌즈를 바꿔 달았더니 모서리가 마젠타/청록으로 물든다면 CRA 불일치와 IR 필터 각도 의존성을 먼저 의심하자.
광자 예산: lux에서 전자 수와 SNR까지
해상도와 쉐이딩이 "모양"의 문제라면, 저조도 화질은 "개수"의 문제다. 피사체 조도에서 출발해 픽셀 하나가 받는 전자 수를 계산해 보자(SensorBook 7장 노이즈도 함께 보면 좋다).
이 페이지가 OPT.planck, OPT.cfT, OPT.irCutT, OPT.siAlpha로 계산한 값은 5500 K 광원에서 가시광(400~700 nm) 광자가 약 \(1.1\times10^{16}\) /s/m²/lux, G 채널 전자는 약 \(2.6\times10^{15}\) /s/m²/lux이다. 그러면 100 lux 실내, F/1.8, 1.0 µm 픽셀, 1/30 s에서
Q: 0.6 µm 200 MP vs 1.2 µm 50 MP — 저조도 SNR
F/1.4 vs F/2.2: 밝은 렌즈의 진짜 이득
F/#를 1.4로 낮추면 이론적으로 F/2.2보다 \((2.2/1.4)^2 = 2.47\)배, 1.3 스톱 밝다. 하지만 픽셀 입장에서 F/1.4는 반각 \(\arcsin(1/2.8) = 20.9°\)의 넓은 원뿔이다. 원뿔 가장자리 광선은 주광선보다 20° 이상 기울어져 들어와, 마이크로렌즈 빛점이 그만큼 옆으로 밀린다. 스택이 높고 픽셀이 작을수록 이 광선들은 포토다이오드를 벗어나 감도 손실과 크로스토크가 된다. 그래서 실제로 얻는 이득은 2.47배보다 작다.
F/# 비교: 광량, 각도 수용, MTF, 심도
센서의 각도 응답 측정(각도별 QE, "angular response")은 보통 평행광을 기울여 가며 잰다. 하지만 실제 렌즈 아래에서 픽셀은 원뿔 전체를 동시에 받는다. 평행광 측정 곡선을 F/#의 원뿔로 적분(위 식의 \(\bar\eta\))해야 실제 감도를 예측할 수 있다. 렌즈 업체가 F/1.4를 제안하면 센서 쪽에서는 "그 원뿔에서 우리 픽셀의 \(\bar\eta\)와 크로스토크가 얼마인가"를 숫자로 답해야 한다.
휴대폰 카메라 클래스별 트레이드오프
한 대의 휴대폰에 들어가는 세 종류 이상의 카메라는 같은 물리를 서로 다른 우선순위로 푼다. 아래 표의 값은 2022~2025년 제품들의 대표 범위다(개별 제품은 다를 수 있다).
| 항목 | 메인 (광각) | 초광각 | 망원 3× | 잠망경 5× |
|---|---|---|---|---|
| 35 mm 환산 초점 거리 | 23~26 mm | 13~16 mm | 65~75 mm | 110~125 mm |
| 대각 화각 | 80~86° | 110~120° | 32~36° | 19~22° |
| 센서 / 피치 | 1/1.56"~1" / 0.6~1.6 µm | 1/3"~1/2.5" / 0.7~1.4 µm | 1/3.9"~1/3" / 0.7~1.12 µm | 1/3.5"~1/2.5" / 0.7~1.0 µm |
| F/# | 1.4~1.9 | 2.0~2.4 | 2.2~2.8 | 2.5~3.5 |
| 최대 CRA | 30~36° | 34~38° | 20~28° | <15° (거의 텔레센트릭) |
| Q (550 nm, 대표값) | 0.9~1.6 | 1.1~1.6 | 1.3~1.8 | 1.6~2.4 |
| 상대 조도 (모서리) | 25~40 % | 15~30 % | 40~60 % | 60~80 % |
| 지배적 과제 | 저조도 SNR, 두께(TTL) | CRA·쉐이딩, 왜곡 | 회절, 소형 센서 노이즈 | 회절(Q>2), 광량, 손떨림 |
| 픽셀 쪽 대응 | 쿼드 비닝, 높은 FWC, 저노이즈 | 큰 ML 시프트, 낮은 스택, 흡수형 IR | 작은 피치에도 높은 QE | 시프트 거의 없음, 넓은 각도 응답 불필요 |
표에서 몇 가지 패턴이 보인다. 초광각은 짧은 초점 거리와 넓은 화각 때문에 CRA가 가장 크고 RI가 가장 나빠, 픽셀은 "각도"와 싸운다. 잠망경 망원은 광경로를 프리즘으로 꺾어 TTL 제약을 피했으므로 CRA가 작지만, F/#가 크고 피치가 작아 \(Q\)가 2를 넘는 "회절"과 싸운다. 메인은 그 사이에서 광량과 두께가 다툰다. 한 회사가 세 카메라에 같은 픽셀 플랫폼을 쓰더라도 ML 시프트 맵, 스택 높이, IR 필터 사양은 카메라마다 따로 최적화하는 이유다.
데이터시트 읽기: 렌즈와 센서의 광학 스펙
렌즈와 센서가 만나는 접점은 결국 두 장의 데이터시트다. 픽셀 개발자가 렌즈 데이터시트에서 반드시 확인할 항목과, 센서 데이터시트에서 렌즈 업체에 약속하는 항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스펙 | 정의 / 측정 조건 | 전형적인 값 | 픽셀 개발자가 볼 점 |
|---|---|---|---|
| EFL, F/#, FOV | 유효 초점 거리, 무한원 초점에서의 F/#, 대각 화각 | 메인 6~7 mm, F/1.7, 82° | Q, 원뿔 반각, 센서 크기 일치 여부 |
| TTL | 첫 렌즈면(또는 배럴 끝)에서 상면까지 길이 | 메인 6~9 mm | TTL/센서 대각 비가 작을수록 CRA가 커진다 |
| CRA 곡선 | 상고 0~100 %(10 % 간격)에서 주광선 입사각 | 최대 30~36° @ 80~100 % | ML·CF·그리드 시프트 맵의 입력. 곡선 모양까지 확인 |
| 상대 조도 (RI) | 중심 대비 상고별 조도, 보통 센서 무관 렌즈 단독 | 모서리 25~45 % | 픽셀 각도 응답과 곱해 최종 쉐이딩 예측 |
| MTF @ Ny/2, Ny/4 | 지정 공간 주파수(lp/mm)에서 접선(T)·구결(S) MTF, 상고별 | 중심 Ny/2 > 0.6, 0.8F > 0.4 | 센서 피치로 Ny를 계산해 조건이 맞는지 확인 |
| TV 왜곡 | 상고별 실제 상 위치와 \(f\tan\theta\)의 차이 | 메인 <2 %, 초광각 10~20 % | 왜곡이 크면 CRA·RI 정의 상고와 화소 위치를 다시 맞춘다 |
| BFL / 필터 두께 | 마지막 렌즈면~상면 거리, IR 필터·커버 글라스 두께 | 0.6~1.2 mm, 필터 0.11~0.21 mm | 필터 반사 고스트 위치(16장) |
| 센서 쪽 광학 스펙 | 내용 | 렌즈 업체가 쓰는 곳 |
|---|---|---|
| 설계 CRA (ML 시프트) 표 | 상고별 가정 입사각, 보통 "CRA 34° linear" 또는 표 | 렌즈 CRA 곡선 목표 |
| 각도 응답 (Angular response) | 평행광 각도별 R/G/B 상대 감도, ±X°에서 80 % | F/#·CRA 허용 범위 |
| 분광 QE | 파장별 R/G/B QE (IR 필터 없이) | IR 필터 차단 파장 선택, 색 재현 |
| 센서 표면 반사율 / 그리드 주기 | 스택 반사 스펙트럼, 그리드 회절 | 플레어·고스트 예측 |
| 광학 중심과 기계 중심 오차 | 유효 화소 중심 대 패키지 중심 | 모듈 정렬(액티브 얼라인) 공차 |
렌즈 단독 MTF가 나이퀴스트에서 높으면 앨리어싱이 생기고, 반대로 Ny/2에서 너무 낮으면 사람이 느끼는 선예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렌즈 스펙은 "Ny/2에서 충분히 높고, Ny 근처에서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모양을 요구한다. 1.0 µm 픽셀이면 Ny = 500 lp/mm, Ny/2 = 250 lp/mm, Ny/4 = 125 lp/mm다. 같은 렌즈를 0.7 µm 센서에 쓰면 Ny/2가 357 lp/mm로 올라가므로, 렌즈 MTF 스펙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예제: 50 MP 1.0 µm 메인 카메라 한 바퀴
지금까지의 식을 한 줄로 이어서, 렌즈 업체에서 받은 제안서를 픽셀 쪽에서 검토한다고 하자. 제안 렌즈는 EFL 6.3 mm, F/1.8, 최대 CRA 34°(모서리, 중간 상고에서 볼록하게 굽은 곡선), RMS 파면 오차 0.07λ(중심), 간섭형 IR 필터다. 센서는 1.0 µm 50 MP, 스택 높이 1.6 µm, ML 시프트는 32° 선형으로 설계되어 있다.
이 숫자들은 플레이그라운드의 "메인" 프리셋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실제 개발에서는 여기에 렌즈 제조 공차(편심, 틸트), 모듈 조립의 초점 오차, 온도에 따른 초점 이동, 컬러 필터 두께 편차를 몬테카를로로 얹어 수율을 본다. 그때도 출발점은 이 한 바퀴다.
새 렌즈 제안이 오면 첫 미팅 전에 다섯 숫자를 계산해 가자. ① \(Q\)와 MTF@Ny (해상도가 렌즈 한계인가), ② 원뿔 반각 \(\arcsin(1/2N)\)과 그때의 \(\bar\eta\) (밝은 렌즈의 실제 이득), ③ 상고별 CRA 불일치 최댓값 (시프트 재설계가 필요한가), ④ 모서리 IR 차단 파장 (색 쉐이딩), ⑤ 기준 조도에서 SNR (저조도 경쟁력). 다섯 숫자가 모두 표 한 장에 들어가며, 이 장의 시뮬레이터가 그 표를 만든다.
픽셀 개발자를 위한 광학 스펙 체크리스트
책 전체를 한 장으로 요약하면, 픽셀 광학을 설계하거나 검토할 때 다음 항목을 확인하면 된다. 각 항목 끝의 링크는 그 근거를 다룬 장이다.
- 파장과 흡수 깊이: 목표 대역(가시광 / NIR 850·940 nm)에서 실리콘 두께가 흡수 깊이의 몇 배인가? NIR이면 광 트래핑 구조가 필요한가? (1장, 14장)
- Q와 MTF@Ny: 대표 F/#와 파장에서 \(Q=\lambda N/p\)는 얼마인가? 렌즈 MTF@Ny/2 스펙이 피치에 맞게 정해졌는가? (8장)
- CRA 곡선과 시프트 맵: 상고 10 % 간격의 CRA 표를 받았는가? 굽은 곡선을 선형 시프트로 근사하지 않았는가? 공차 ±2~3°에서 η는? (12장, 13장)
- F/# 원뿔과 각도 응답: 평행광 각도 응답을 원뿔로 적분했을 때의 \(\bar\eta\)와 크로스토크는? (3장, 13장)
- 스택 높이: ML~Si 거리를 줄일 여지가 있는가? 컬러 필터·평탄화막 두께와 ML 초점 위치가 맞는가? (13장)
- 표면 반사와 ARC: 실리콘 계면 반사율이 관심 대역에서 몇 %인가? 각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가? (10장, 11장)
- IR 필터: 간섭형인가 흡수형인가? 최대 CRA에서 차단 파장 이동과 R/G 변화는? (11장)
- 크로스토크: 광학 크로스토크(그리드·DTI)와 각도에 따른 혼색 행렬을 측정·시뮬레이션했는가? (14장)
- 전자기 검증: 피치가 파장의 2배 이하라면 기하광학 대신 RCWA/FDTD로 검증했는가? 수렴 조건은? (15장)
- 미광: 센서 표면 반사와 그리드 주기가 만드는 회절 플레어, IR 필터 고스트를 확인했는가? (16장)
- 광자 예산: 기준 조도(예: 10, 100 lux)에서 픽셀당 전자 수, SNR, 비닝 방식별 이득을 계산했는가? (이 장 7절)
핵심 정리
- 카메라 광학은 렌즈 → IR 필터 → 마이크로렌즈 → 스택 → 실리콘의 사슬이며, F/#↔각도 수용, CRA↔ML 시프트, λN↔p, 입사각↔IR 차단 파장처럼 서로의 스펙을 제약한다.
- 해상도 영역은 \(Q=\lambda N/p\) 하나로 요약된다. 나이퀴스트에서의 회절 MTF는 \(Q\)만의 함수이며, \(Q\approx1\)은 균형, \(Q\ge2\)는 렌즈 한계(앨리어싱 없음)다. 0.6 µm 이하 픽셀은 대부분 렌즈 한계 쪽에 있다.
- 시스템 MTF는 회절 × 수차 × 디포커스 × 픽셀 개구 × 크로스토크의 곱이다. 개구율 100 % 픽셀의 MTF는 Ny에서 항상 \(2/\pi\)다.
- 모서리 조도와 색은 \(\cos^k\mathrm{CRA}\) × 픽셀 각도 응답 \(\eta(\Delta\theta)\) × IR 필터 각도 이동의 곱이다. 굽은 CRA 곡선에 선형 시프트를 쓰면 중간 상고에서 손실이 최대가 되고, 스택이 높을수록 불일치에 민감하다.
- 픽셀당 전자 수는 \(\rho T E\,t\,p^2\kappa/(4N^2)\)이다. 100 lux, F/1.8, 1.0 µm, 1/30 s에서 G 채널 약 100 e⁻, SNR ≈ 10이다.
- 작은 픽셀 + 비닝은 샷 노이즈 영역에서 큰 픽셀과 같지만, QE 손실과 (디지털 합산 시) 읽기 노이즈 누적만큼 저조도에서 불리하다. 대신 밝은 곳에서 해상도와 줌 유연성을 얻는다.
- F/#를 낮춘 이득은 \(1/N^2\)보다 작다. 원뿔 전체에 대한 픽셀 각도 응답 \(\bar\eta\)를 곱해야 하며, 작은 피치·높은 스택일수록 손해가 크다.
확인 퀴즈
1. 550 nm, F/2.0 렌즈와 0.7 µm 픽셀의 조합에서 Q = λN/p는 약 얼마이며, 어느 영역인가?
2. 개구율 100 % 정사각형 픽셀의 픽셀 개구 MTF는 나이퀴스트 주파수에서 얼마인가?
3. 1.0 µm 50 MP(4:3) 센서에 초점 거리 6.3 mm 렌즈를 붙였을 때 대각 화각에 가장 가까운 값은?
4. 휴대폰 메인 렌즈의 CRA 곡선이 상고 0.8에서 최대가 되고 모서리에서 줄어드는 "굽은" 모양인데, ML 시프트를 최대 CRA 기준 선형으로 설계했다. 손실이 가장 큰 곳은?
5. 간섭형 IR 컷 필터(λ₀ = 650 nm, n_eff = 1.8)에 35°로 빛이 들어오면 차단 파장은 대략?
6. 같은 면적의 0.6 µm 픽셀 4개를 비닝한 경우와 1.2 µm 픽셀 1개를 비교할 때, 저조도에서 차이를 만드는 요인이 아닌 것은?
7. F/2.2 → F/1.4로 렌즈를 밝게 했는데 0.7 µm, 스택 2 µm 픽셀에서 신호가 2.47배가 아니라 약 1.8배만 늘었다. 가장 그럴듯한 원인은?
8. 100 lux 실내, 18 % 회색, 렌즈 투과율 0.9, F/1.8일 때 센서면 조도(축상)는 약 얼마인가?
9. 렌즈 수차를 고려하면(F/#가 작을수록 수차 증가) 픽셀 피치별로 MTF@Ny를 최대로 하는 "최적 F/#"가 생긴다. 피치가 작아지면 최적 F/#는 대체로 어떻게 되는가?
10. 렌즈 데이터시트에서 "MTF @ Ny/2 (중심) ≥ 0.6"이라는 스펙을 1.0 µm 센서 기준으로 받았다. 같은 렌즈를 0.7 µm 센서에 쓸 때 확인해야 할 주파수는?